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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AFKN을 통해 가끔 트랜스포머를 보곤 했다.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였지만 토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봤던 기억이 난다. 비록 그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트랜스포머 (The Transformers)는 1988년까지 지속되었다.

얼마후 영화 잡지를 통해 넬슨 신이라는 한국인이 총감독을 맡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리즈의 절반정도는 한국에서 그렸단다. 가끔씩 동네 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조잡한 수준의 옵티머스 프라임 (Optimus Prime) 장난감을 본 기억도 난다.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는 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미국인들에게 지금도 기억할 만한 추억으로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나보다. 영화에서 보여준 로봇들의 모습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는 확실히 다르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변신의 대상도 최첨단이 아니면 안되었을 텐데, 이 문제는 영화가 개봉된 후에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꽤나 논란거리였나 보다.

인간의 존재란 별로 중요하지 않는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우주로 도망가는 스타스크림 (Starscream)을 통해 2편이 곧 예정되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준다. 2009년으로 예정된 후속편에서는 분명 옵티머스 프라임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쩌면 시시하고 유치한 장난감처럼 취급될 뻔한 변신로봇들은 그리 요란스럽게 들리지 않는 기계음과 동시에 현실적이며 가능할 것 같은 모습으로 스크린 속에 우뚝 선다. 영화도 역시 만화와 같은 허구이지만, 실사 영화는 관객에게 좀 더 가까운 미래에는 저와 같은 것들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준다. 말하자면 공상의 만화가 화려한 그래픽의 영화 속에서 현실이 되었다. 다음은 어떤 애니메이션이 그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까. 혹시 "에반게리온"이면 어떨까?

아무래도 엔지니어다 보니, 변신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싶은데 짧은 화면 캡춰로는 쉽지 않다. 피규어 (figure)라도 하나 사야할 판이다.

보고 나면 내용은 다 잊어버릴 영화 같은데, 2편이 무지 기대된다.

/ 제이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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